하늘땅 전시회

장승 전시회를 준비하는 하늘땅의 맴

하늘땅1 2009. 4. 14. 13:25

더 없이 좋은 봄날의 연속..

 

예전 같으면 산으로 들로 싸돌아 다녔을 하늘땅이 쥐 죽은 듯 집안에만 쳐 박혀 장승을 깎고 있다.

 

지가 좋아라 하는 일이라 고생이라 생각하진 않지만서두..

가끔..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하고 살짝 당황스러 울 때도 있다...ㅎㅎ

 

 

[하늘땅 장승 전시회 안내]

 

보잘것은 없지만..

그동안 하늘땅이 열심으로 작업해온 하늘땅 장승들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부디 많이들 찾아 주시어 아낌없는 지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전시기간은 4월16일~19일 4일간 오전9:00~오후6:00 이며

장소는 인사동의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지하1층 제3전시장 입니다.

 

 

하늘땅이 장승깎기를 시작한 건 대학 3학년 뒷늦은 군입대를 앞두고서 강원도 본가에 내려 갔을 때.. 

지루함을 떨쳐버리고.. 군입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없앨 겸 본가에 장승 한쌍을 깍아 세운것이 시초라 할 수 있다.

 

그때 깎아 세운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사진을 보면

어린나이에 참 기특하다 싶을 정도로 크기도 크고 나름 자세도 좀 나왔다..ㅎㅎ

 

 

그리고

군생활 상병 고참 서열에 들었을 때 쯤..

시간 때우기용으로 향나무 장승을 깎다가 고참들과 소대장.. 중대장.. 인사계 눈에 띠며 왕고생..

에고에고 장비도 빈약.. 걍 톱과 커터칼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ㅎㅎ

 

그후론...

장승에 '장'자만 들어도 도망...ㅎㅎ

 

가끔 아시는 분들의 부탁으로.. 농원 몇 곳에 장승 몇 기를 깎아 세워준 것이 고작...

  

결혼을 하고.. 아들과 딸..가족이 생기자..

대한민국 가족산행의 대표 모범가족으로 활동..ㅎㅎ

산으로.. 산으로....

 

하지만 아이들이 크며..

가족구성원 모두의 가족산행은 이제 빠이빠이~~

 

 홀로 된 느낌..

 

 다시 시작한 나만의 취미생활 장승깎기..

다시 잡은 커터칼과 조각도..ㅎㅎ

 

아파트에 살다보니 큰 장승 깎기는 당근 불가능..

거실에 앉아 TV를 시청하며.. 취미삼아

소품 장승들을 깎기 시작했다.

 

그러다 함께하게 된 인터넷 상의 목공예 동호회 [느낌이 있는 나무] 활동..

혼자가 아니라 동호회 분들과 함께 하다보니...

탄력도 붙고.. 내작품을 남들이 평해주니 신도 나고..

 

그리고

모자른 재주지만..

느낌나무의 예목회 동호회전에도 07년, 08년 두차례나 참여하고..

 

 

 

하늘땅의 장승 깎는 맴은..

[일전 다릅나무 장승을 깎아 놓고서 살짝 무서운 느낌의 장승을 바라보며 든 생각과 다르지 않다]

  

다릅나무 특성 때문일까... 살짝 무섭다는 느낌이 든다..ㅎㅎ

 

사실, 장승은 나뿐 기운과 액을 막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 땜시 당연 무서워야 장승 답지만서두..

과학의 발전과 시대의 변화를 어찌하지 못한 장승들은 이제..

어느 가정의 장식장이나 TV 위는 물론..

핸드폰과 키고리 등에 매달려 인테리어 소품 정도로 취급받는 신세로 전락(?)한

장승들도 여럿...

 

물론, 소품이라 하더라도 주인을 잘 만나..

주인의 신망을 얻으로 부적처럼 나름 그 사명을 다하고 있는 똘똘한 장승들도 있겠지만..

 

신령스런 기운과 신통력을 잃어만 가고 있는 대부분의 장승들을 볼 때는..

장승을 사랑하고 아끼는 하늘땅 맴은 아타까움 이랄까... 

아님 연민.....

 

암튼, 뭐라 표현하기 힘든 난해한 느낌이 들지만...

 

우리 민족의 대표적 풍물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장승들이

요즘같이 먹구살기 힘든 시기에 빽없고 힘 없는 울 민초들의 삶 속에서..

이렇게라도 친구처럼 아빠처럼 다정하고 듬직하게 남아 줬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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