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풀꽃들..

큰개불알풀 개불알풀 선개불알풀 개불알꽃(개불알난)

하늘땅1 2016. 4. 1. 15:29

큰개불알풀(Veronica persica)은 현삼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로, 늦겨울이라고도 할 수 있는 2월말 3월초부터 양지바른 길가나 공터 또는 화단 가장자리에서 무리지어 하늘빛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부지런한 아이인데요.

 

큰개불알풀은 우리나라 자생종인 개불알풀과 달리 멀리 유럽에서 해방직후에 한반도로 시집 온 귀화식물로,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개불알풀 보다 꽃도 열매도 크기 때문에 큰개불알풀이란 이름을 얻었지만요.

 

개불알풀 가족들의 꽃들이 워낙 작은지라 큰개불알풀의 꽃도 채 1cm가 되지 않는 새끼손톱 크기의 쪼맨한 귀요미인데요. 꽃은 하늘색 고운빛의 꽃잎(4장처럼 보이는 깊게 갈라진 통꽃)과 하늘향해 두팔벌린 것 같은 모습의 수술 둘, 암술 하나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그런데 개불알풀은 어떤 사연으로 이렇게 거시기한 이름을 얻은 걸까요?^^

 

[큰개불알풀]

 

 

 

[개불알풀]

 

그 이유는요.

 

일본 사람들이 이 풀의 열매가 개의 거시기를 닮았다고 イヌノフグリ(이누노후구리) 犬の陰囊(개의 음낭) 이라고 부르는 것을 우리나라 식물학자들이 직역하여 '개불알풀'이라고 이름을 붙여준 것인데요.

 

일찌기 우리나라식물명감(1949 박만규)에서는 개불알풀을 ‘봄까치꽃’이라 명명하고 있는 바, 이제라도 '개불알풀' 이라는 이름을 버리고서, 봄소식을 전해주는 꽃 '봄까치꽃'이라는 우리의 이쁜 이름을 찾아주어야 할 것 같고요. 따라서 '큰개불알풀'도 이제는 '큰봄까치꽃'으로 불러주시면 좋겠습니다.^^

  

 

[큰개불알풀의 개불알 닮은 열매]

 

 

참고로 큰개불알풀의 학명 Veronica persica의 속명 Veronica는 성경에 나오는 성녀 '베로니카'를 뜻하며, 종소명 persica는 원산지가 '페르시아'란 뜻하는 것으로, 속명 Veronica는 생물분류학의 아버지 린네가 꽃 속에서 예수의 얼굴 형상을 본 후에 명명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러고 보니 십자가를 닮은 듯한 꽃잎에서 기독교적 느낌도 전해 집니다.

 

 

[선개불알풀]

 

 

 

또한, 개불알풀과 이름만 비슷한 우리나라 자생란인 난초과의 '개불알꽃' '개불알난'도 함께 소개해 드리면요. 이 아이는 개불알풀과 달리, 열매가 아닌 꽃 자체가 개의 거시기를 꼭 닮아서 '개불알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요.^^

 

이아이도 거시기한 이름 땜시 '복주머니란'으로 개명을 추진 중에 있는데요. 이제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복주머니란'이라고 불러주고 계시니 어느정도 개명엔 성공한 듯합니다.^^

 

 

[복주머니란]

 

 

하지만, 개불알꽃은 거시기한 이름과는 달리 워낙에 뛰어나 미색인지라 무분별하게 남획되어, 안타깝게도 이제는 산중에서 쉬 만날 수 없는 멸종위기종이 되고 말았답니다.